좋아하는 것에 대한 고찰
제목을 보고 적당한 답변을 떠올리셨나요? 제가 이 질문을 처음 생각하고서 주변에 있는 친구들에게 물었을 때 대부분은 먹는 거? 하고 되묻더라고요. 여러분이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도 궁금하긴 하지만 제가 오늘 하려는 이야기는 조금 더 크고 깊은 이야기입니다.
위에서 말한 대로, 먹는 거? 하고 되묻는 친구들에게 별다른 설명 없이 이렇게 질문을 바꾸어 물어봅니다. "누가 너한테 ' 씨는 뭐 좋아하세요?' 이렇게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할 거야?" 놀랍게도 이 문장 하나로 제 질문의 의도가 정확하게 전달되더라고요.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질문의 의도를 파악한 후 들려오는 답변에도 여러 유형이 있겠죠. 곧바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내보이는 사람도 있고, 얼마간 고민하는 사람도 있고, 결국에 대답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중 어떤 유형 해당되실까요? 답장으로 알려주세요.
제가 들어본 답변 중, 인상깊었던 답들을 공유하고 싶어요. 가장 먼저 햇살을 쬐는 것을 좋아한다는 하영이가 있었고, "저는 저 좋아해요" 하던 보솔 쌤이 있었고, 경험하는 걸 좋아한다는 진명이가 있었습니다. 아주 멋진 친구들이죠?
일단 이 질문을 하고 나면 "너는?" 하는 물음이 돌아오는데요. 전 명확하고 간결하게 글이라고 답변합니다. 저는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고 쓰는 것도 좋아해요. 다른 글을 읽거나 같은 글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아하고 같은 글을 읽고 다른 글을 써내는 것도 좋아합니다. 어쩌면 일상의 많은 일들을 글과 함께하기 위해 지속한다고 볼 수도 있겠어요.
그래서 저는 힘들고 슬픈 일이 있을 때, 기쁘고 흥분되는 일이 있을 때, 아무 일 없을 때, 곧 어떤 일들이 닥쳐올 것 같을 때에 글을 읽거나 씁니다. 그러면 많은 것들이 나아지고 좋은 마음을 만끽할 수 있더라고요. 신기한 일입니다.
그렇게 쓴 글들은 보통 다른 사람들에게 내어 보이는 편이에요. 아무래도 제가 쓴 글은 제가 제일 좋아하겠지만, 제 친구들도 만만치 않게 좋아할 것이라 믿기 때문에 큰 결심 없이 내 보일 수 있답니다. 레터도 그렇게 시작됐지요.
좋아하는 것을 떠올리지 못하신 분들도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럼 여러분에게는 하나의 숙제가 생겼다고 합시다. 다음 레터를 읽기 전까지 자신이 좋아하는 어떤 것을 찾아서 저에게 알려주는 거예요. 별로 어렵지 않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