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메일을 받아 보는 분들이라면 저에게서 한번쯤 이런 물음을 받아 보셨을 수도 있는데요. (최근 아주 가까운 사람에게도 이 질문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긴 했습니다만)
바로 당신의 능력, 노력, 매력 분야에 각각 몇 점을 줄 것인가 하는 질문입니다. 각 분야의 만점은 100점이고 도합 300점의 점수를 줄(받아갈) 수 있습니다. 이 질문이 익숙한 분이라면 그때 무어라 답했는지 떠올려보시고, 처음 들어보는 질문이라면 점수를 매겨보시기를 바라요.
이 생각은 '춈미'라는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로부터 시작된 생각입니다. 제가 보기에 그 사람은 사업체를 꾸준히 키워가는 능력과 쉬지 않고 일하는 노력, 재치 넘치는 매력까지 두루 겸비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자기 자신의 성공(?)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요소가 셋 중에 무엇이라고 생각할지가 궁금해서 '무물보'에 질문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답은 못 받았지만요.
물론, 삶 하나에 개입한 요소를 단 세 가지로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어떤 자리에서든 이 삼박자(능력, 노력, 매력)에 대해 말하기 시작하면, 신선한 접근 방법이라 그런지 이야기가 꽤 재미있는 방향으로 흐르더라고요.
제가 가장 궁금한 것은
여러분이 여러분에게 주는, 혹은 여러분이 여러분에게 받는 점수입니다. 정말 궁금하니까 답장으로 본인이 매긴 점수를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어요. 점수를 처음 매겨본 사람이라면 더더욱 궁금하고, 이전에 이야기를 나누면서 점수를 매겨봤던 사람이라면 그때와 지금의 점수에 변화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여러분의 답장을 받기 전에, 제가 생각하는 저의 점수를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저에게 능력 80점, 매력 80점, 노력 50점을 받았습니다. 심사자와 피심사자가 동일한 이 특수한 상황에서 나름의 이유를 덧붙여 보자면 이렇습니다.
저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저의 능력과 매력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더 간단히 말하자면 저는 제가 어느 정도는 유능하고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게으르고 나약한 사람이라고도 생각해요. 열일곱 이후로는 무언가를 열심히 해내는 방법을 아주 잊어버린 것 같기도 하고요. 노력이라는 분야에서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는 단어들, 이를 테면 발전, 성취, 인내, 도전 같은 것들과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인 것 같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저에게 능력 80점, 매력 80점, 노력 50점을 줍니다.
오늘 만난 친구는 자기 자신에게 노력 80점, 능력 60점, 매력 20점을 받았습니다. 순간 이 친구가 자신의 매력에 20점을 주겠다는 말을 듣고 실소를 터뜨려 버렸지 뭐예요. 저는 이 친구의 매력에 반해 10년째 친구로 지내고 있거든요. 그리고 우리는 이런 결론에 이르렀답니다.
우리는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야에 박하구나. 기준치가 높기 때문에 결코 좋은 점수를 줄 수도, 받을 수도 없는 것이죠. 내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분야가 결국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라는 사실이 오늘의 가장 큰 수확입니다. |